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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03 콜레라 시대의 사랑 2 by Q1

콜레라 시대의 사랑

stuff/book : 2007. 1. 3. 23:25

이 책 제목을 행여나 기억한다면.... 대부분 떠올리는 게 있다.
바로 이 영화.
나는 생전 처음 들어보는 작가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라는 저자의 이름을 보고 바로 그에게 노벨상을 안겨준 "백년 동안의 고독"이란 책 얘기를 술술 풀어내는 정인이를 보고 놀라긴 했다만...
대체로 내 주변사람들은 처음 들어보는 작가일 듯..

작년 마지막 남은 복지카드 포인트를 쓸 곳을 찾다가 결국 써 버린 곳.
대체로 크리스마스를 위해 포인트를 아껴두는 분위기였으나, 얼마전 채인 관계로-_- 그런 고민 없이 1원도 안 남기고 다 써버리기 위해 알라딘 뒤지다가 발견하여 지른 책.
어쩌면 가격에 맞춰서 지른 책이다 ^^;;;
영화보면서 "왜 하필 저 책일까. 운명적인 사랑을 찬송한 책들은 주변에 넘쳤는데..."라는 생각을 했었기에..

이 책은 우연히 전보를 배달하러 갔다가 정원에 앉아 있는 한 아가씨와 사랑에 빠진 우체국 직원의 사랑이야기이다. 또한, 3년여간 편지로 연애해 오던 남자와 길거리에서 마주친 순간 사랑의 마법에서 풀려나 버린 한 여자의 이야기이도 하다. 또, 왕진 갔다가 한 눈에 반해 버린 아가씨와 결혼한 한 의사의 이야기이도 하며, 아버지의 뜻에 따라 애정 없는 결혼 생활을 한 여자의 사랑이야기이기도 하다.

또한 50년간 한 여자만을 기다린 남자의 사랑이야기인 동시에, 한 여자를 잊기 위해 주변의 모든 여자와 사랑에 빠진 한 남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또한 주변의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부러움을 받는 완벽한 부부의 이야기이기도 하며, 고부간의 갈등과, 남편의 불륜, 여자의 자유분방한 성격과 자존심 탓에 갈등 속에 헤매는 어느 부부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책 곳곳엔 어느 한 영화의 소재가 될 법한 사랑이야기들이 숨어 있다. 어느 한 남자의 연애편지를 대필해주는 작가. 그리고 그에게 자기가 쓴 연애편지를 들고와 그에 걸맞는 답장을 써주기를 요구하는 한 여자도 등장한다. 또한 전서구가 엮어준 사랑의 불장난에 빠진 한 여자는... 물감으로 자신의 몸에 적힌 다른 남자의 흔적을 몸에 남긴 채 남편 앞에서 옷을 벗었다가 살해 당하기도 한다. 70세의 노인과 10대 소녀가 만나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사랑하는 남자에게 배신 당하여 자살을 하기도 한다. 70세가 넘은 두 노인이 만나 가족과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을 뛰어 넘어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

이 많은 사랑이야기 가운데 책의 중심에는 콜레라와도 같은 증상을 갖는 사랑의 열병에 빠진 한 청년이 있었다. 그리고 50년을 기다린 끝에 과부가 된 그 여인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노인이 있었을 뿐이다. 그 둘은 자신들이 탄 배에 콜레라 환자가 있다는 표시를 한 채 끝없이 이 항구 저 항구를 떠돌기로 한다.

글쎄.. 모든 사람이 꿈꿔오던 낭만적인 사랑이 책 안에 가득하다면, 그와 동시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제 겪는 현실적인 사랑도 책 안에 가득하다. 어쩌면, 두 가지 사랑을 구분한다는 것이 처음부터 불가능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