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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3.02 소개팅 5 by Q1

소개팅

斷想/身邊雜記 : 2009. 3. 2. 00:46
얼마전에 좀 어린 애랑 소개팅을 했었더랬다.
모 교회 다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목자? 조장? -뭐 그 교회 호칭이 어떻든-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문자 보내고 양들, 조원들 답장 기다리고, 그런 마음들에 관한 얘기.

내 마지막 목자할 때 기억은, 아, 난 이미 닳고 닳아서 연락 보내면 당연히 답장 안 오겠거니하고 기대 안 하는-_-;; 그러는데.. 나도 저랬을 때까 있긴 했었지... (무려)6년전에 처음 목자할 때.

돌이켜 생각해보면, 심지어 연락 한 번도 안 하구 그냥 주일에 가서 얼굴 보기도 하고 막 그랬던 거 같어. 오죽 연락 안 해서 양(담임목자 출신)이 전화하기도 하고-_- 오랜만에 해주면 정말 좋아하기는 하더라만... 사실, 방목해도 될만한 애들을 받았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진짜 방목해버린... 사실 목자모임이라도 나가야 내가 신앙생활 유지 간신히 되는 상황이긴 했어.. 정말 나쁜 목자로구나;;

또 나온 얘기 중 하나 공감되었던 게...
목자 맡아서 우리 조라고 처음 연락 돌리면서 어버버 헤맬 때... 첫 목장 -현가랑 오OO 29기둘 규석이 친구 말 안 듣는 애들 30기둘-뿐 아니라, 2번째 목장 -영지,종희, 명수형, 연진누나 영지, 종희는 더 뒤였나? 하튼.-때에도 그랬으니깐. 그런데 언젠가부터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자기 소개하고 주일에 뵈요~ (안 오면 말구요가 생략되어 있음)가 참 쉽게 나오더라. 사실 문자 보내고 말까하는 생각이 안 드는게 아니지만, (안 받으면 문자 보내본 적이 있다만) 처음 만났을 때, 전화 통화라도 해 본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차이가 얼마나 큰 지 알기에, 그래도 의무(?)를 다했단 면피를 위해서라도 전화를 일단 걸긴 한다. 사실 어색하면 그냥 성경 공부하면 된다;; 친해지는 것은 출석율만 좋으면 시간이 해결해준다고...

문제는 역시나 저조한 출석율. 처음 조장할 때는 출석율 저조한 애들한테도 어색해 하면서 억지로 연락돌렸는데... 언젠가부턴 부담 주는 거에 대한 부담 때문에 문자 몇 개 보내 놓구 몇 번 안 오면 아예 그냥 없는 사람 취급.

그냥 얘기 들으면서, 맞장구/시니컬한 답변 -처음이라 그래, 몇 번 해봐 류의- 해구긴 했지만. 나 참 마음이 무뎌졌구나 싶더라.

이 아가씨, 처음 목자한다고 이런저런 교육을 받았는지, 선배들한테 들었는지, 의욕에 불타 이런 저런 얘길 하는데... 나도 저럴 때 있었는데...하는 생각과 더불어 굳이 그렇게 안 해도, 대충해도 하나님이 목장 돌아가겐 해주신다는 말이 튀어나올 뻔 했다. ㄷㄷㄷ

그러고보니 처음 목자할 때랑 나중이랑 양들 위해 기도하는 시간도 엄청 줄었(^^;;;)구나... 어려서 그래... 사실이긴 하지만, 나이 들었다고 무뎌지는 것도 바람직하진 않지만. 괜히 마지막 해에 우리 목장이었던 선영이 유진이 이런 애들한테 미안해지는 걸.

근데 막상 닳고 닳은 고기수들끼리 있으면, 왜 그래 아마추어 같이. 자동으로 그렇게 된다. 목자-양들이 서로 적당히 예의 갖추기 시작한달까? 목자라고 다 들어줄수도, 양이라고 다 챙겨 줄 수 없는 사람이란 걸 몇번 겪어 봐서 알거든... 그래서 첫목장(?,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지만)이든 과거 초반의 어느 목장이 가장 기억에 남는 목장이었단 생각이 드는 걸까? 예의 안 차리고 친해지는게 어쩌면 가장 이상적인 목장인데 말이지.

사실 말이지.
그냥... 그 때가 부럽다고. 나도 저런 때 있었는데 말이지 싶더라고.
주말에 수련회도 다녀왔고, 지금 막 하면 저런 의욕 생길 법도 싶은데... 막상 시작하면, 얼마만에 매너리즘에 빠질까? ㅋㅋ 나이들어서, 신앙생활 오래해서 가장 무서운게 매너리즘에 빠지는 거라는 거. 남들은 모르겠지만, 난 특히 그런 듯.

제목이랑 내용이랑 따로 놀았다.

Posted by Q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