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8.02.19 전공 by Q1

전공

斷想/雜談 : 2008. 2. 19. 21:44
요새 그냥 이런 얘기할 기회가 몇번 있어서 나온 김에 끄적여 본다.

우선, 발단은...
S군이 MIT에 가게 되어서 그 동네 실험실 테마 구경 좀 하게 되었다.
그 녀석의 고민은 우리 랩 나와서 전공 살릴 만한 랩이 눈에 안 띈다는 건데...
뭐 내가 본다고 뾰족한 수 있나...
정말 바이오와 폴리머 투성이더만...
지난 주에 문상 가서 A군과 바이오 열풍에 관해서도 몇마디 나눴고...

생각의 시발점?, 기본 대전제는 여전히 IChO 대표선발 떨어지고 화학과는 안가~라고 마음 먹은 시점부터로 해두자. 그 전으로 내려가면 테크 트리가 좀 복잡하고 이과를 고른게 남들처럼 고2가 아닌 그 이전 시점인 태생적 한계도 있고 하니...
그 당시 최종선발에 남은 8명 중 1년 후배인 영석이 빼고 남은 7명 중 6명이 모두 서울대 화학과에 갔으니.. 가서 치이느니-_-a 차라리 하면서 화학과 이외의 전공을 생각하게 되었고.. 아직까지 이 판단은 잘 한거라고 생각한다. 나가서 IChO은메달 받고 왔던 하동보다 평점이 내가 좋은 걸 보면... ^^;;;

하튼 유학을 가게 되면 바이오를 해야 되는가..? 의 문제가 우선 고민거리.
솔직히 학위 하기엔 바이오 쪽이 여러 모로 좋아보이긴 한다. 하지만 길게 봤을 때, 난 생물학 전공자가 아니기에 내가 그에 상응하는 생물학 지식을 갖추던지 끝까지 생물학 연구하는 co-worker에 의지해야 된다는 기본적인 문제점에 부딪히게 된다.
솔직히 고등학교 친구들 중에 생물 하는 놈들이 많다만... 그 녀석들이 흥미 없는 일들을 내가 필요하다고 평생 쫓아다니면서 자문 받자고 괴롭힐 수도 없는 노릇. 태생적으로 비생물 전공자가 갖는 문제일 듯하다만... 뭐, 미국 처럼 시스템 잘 갖춰진 곳에서 평생 일할꺼면 크게 신경 안 써도 될 문제일 꺼 같기도 하다.

그리고 재료과 나와서 바이오를 할꺼면...
10년 전에 내가 화학 경시하고 약대를 갔지.. 란 생각이 들더군
나름 그 당시 전국에서 화학은 8등안에 든 건데...(여현이랑 홍상같은 애들이 인정 안 해줄라나? ^^;; ) 솔직히 그 전해에 교내 대회에서 떨어진 주제에(그렇다고 그 다음해에 전국대회를 잘 본 것도 아니었다. 수시 자격 얻는 요건에 턱걸이 딱 했지) 이런 말 내 입으로 하긴 심히 부끄럽다만-_- 최종시험 본 8명 중 하나엔 들었잖어 ㅋ
그 때 왜 전공 고려 대상에 약대는 끼어 넣지 않았을까... 약대는 그냥 동네 약국만 생각했던 거 같다. 지금 옆에서 구경하면 약리학이나 제약회사 연구들 같은 것도 재미있어 보이는데..(나름대로 고충이 있겠지만, 일단 남의 떡이니깐.. ) 그 땐 미처 몰랐으니깐... 뭐, 솔직히 대학 4년 수업듣고 나서도 재료 전공하면서 대학원 랩 고민할 때, 결국 반도체나 2차 전지 이런 것 밖에 볼 줄 몰랐으니깐... 어리긴 어렸고, 시야가 좁긴 엄청 좁았지-_-

지금 전공을 다시 생각하라면... (재료과 안에서)
철강이나 유리 쪽 같은 전통 산업을 차라리 택할 듯...
fancy해 보이지 않긴 한데 특히 철강은 할 수 있는게 너무 많다.(근데 어느 교수 밑에서 학위를 하지-_-a 이건 만만치 않은 고민인데..) 순수히 철강 가도 되지만, 자동차, 조선, 항공, 건축이나 토목 같은 데에도 슬쩍 자리 잡고 앉을 수도 있고 말이다. 포스코가 수도권에 있었으면... 뭐 거의...

연구소 테마로서는 그다지 -철기가 대충 BC말에서 AD 초에는 쓰이기 시작했을 테니 나름 2000년 사람이 사용한 거라 연구할 건덕지가 그리 많은 게 아니라- 이지만, 회사에 눌러 앉기는 정말... 심지어 반도체 회사 -삼성-에 짱박히기도 가능하다. 말 그대로 가능은 한거다. 크게 의미 두진 말기(삼성이 언제 박사 전공 묻고 뽑더냐? )

그 땐 너무 어려서 몰랐던 것들...
시간이 지나면서 지나간 선택에 후회가 되는 게 많다.
어차피 가정법의 연속인데...
아직 웬만하면 바이오 말고 다른 거.. 하는 생각이 있긴 하다.
크게 에너지랑 환경 쪽에 그래도 블루 오션이 남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에너지 쪽 후보군으로 태양전지 -이것도 일본에서 개발한 GIZO란 물질 때문에 요샌 그닥 재미 없을지도... 반도체 처럼 지루한 공정 및 원가 싸움 단계에 들어가버리면...
반도체 공정도 다뤄보고 해서 괜찮은 아이템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분위기 들어보면 블루오션이 아닐지도..
환경 쪽은 물 정화나 센서인데... 글쎄 재미있어 보이는 아이템은 아직 없다.

박사 후에 내가 학교, 연구소, 회사 어디 갈 진 모르겠지만...
그래서 가능하면 큰 덩어리로 연구하는 것도 가능하고 모듈 단위로 쪼개서 연구 가능한 분야, 즉 소규모 팀에서도 연구 가능하고 회사 같이 시스템이 큰 곳에서도 가능한 분야면 좋지 않을까 싶다.

그냥 세라믹이나 구울까...
   -소결 한 번도 안 해본 무기재료과 석사 주제에 한다는 소리.
Posted by Q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