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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1.16 어스시의 마법사 by Q1

어스시의 마법사

stuff/book : 2007. 1. 16. 17:17
어스시의 마법사 A Wizard of Earthsea.

1-3권은 옛날에 읽었었고(집 어딘가에 있다.) 4권 최근에 다 읽고. 끄적여 본다.

1.
어슐라 K 르 귄의 환타지 소설로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와 함께 세계 3대 환타지로 알려져 있다.
앞의 두 대작이 비슷한 시기의 두 영국작가에 의해 기독교 사상을 바탕으로 쓰여진 환타지라는 특징을 공유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볼 때, 어스시의 마법사는 그렇지는 않다. 적절한 비유일런지 모르겠지만, 마치 고전과 포스트모던의 차이랄까?


하지만, 어스시의 마법사는 이름과 의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진부한 전우주적인 선악대결엔 관심없고, 절대자, 희생, 진리에 대해 회의적이다. 자신의 이름(즉, 본질)을 깨닫고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힘을 통해 세상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어스시의 세계관이다. 게다가 마지막 테하누에 이르면 희생이라는 건 옳지 않다는 듯한 뉘앙스의 논쟁도 잠깐 펼쳐진다. -_-


또  특이한 것이 테하누가 1,2,3권 보다 실제 20여년 뒤에 쓰여진 작품인지라 남/여 성의 사회적 역할 갈등 같은 문제도 은근히 드러낸다. 아들 부엌일 시키려는 것이나.. 집나간 아들이 아버지 죽었다고 어머니한테 상속권 요구하는 것이라던지...

솔직히 재미라는 측면에서는 다른 환타지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것 같다. (나니아는 영화만 1편 봐서 잘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드래곤라자와 세월의 돌이 더 괜찮지 않나 싶다.) 의미와 자아라는 어려운, 깊이 있는 이야기를 환타지 속에서 펼쳐나가기에 좋은 평가를 받았던게 아닌가 싶다.

2.
책 이야기는 여기서 끝내고, 짬을 내서 영화 이야기.
3권 머나먼 바닷가와 4권 테하누를 짬뽕으로 만들어 놓은 애니메이션 게드 전기는 정말...눈 뜨고 못 봐주겠더라. 지난 여름 터키-그리스 여행 때문에 극장에서 못 봤는데, 천만 다행인 듯. 정말 (유명한) 미야자키(본인이 아닌)의 아들이 만들었다곤 하지만... 해도 너무해. 스토리 전달도 어정쩡하고 그림은 센과 치히로 때보다도 못하고...
혹시 무슨 영화인지 모르겠다면... 이런 포스터를 가졌던 영화였답니다.


3.
그리고 출판사 얘기.
번역해서 출판한 황금가지.
내가 원래는 내가 1-3권을 갖고 있는

이러한 표지로 구판을 찍었었는데,
4권을 출판하면서

이렇게 바꿔 버렸다. 내용은 폰트 크기와 줄간격만 손 대고.. -_-
물론 앞의 1-3권도 독서평 쓰면 신판으로 무료로 바꿔줬던 거 같다만. 내가 어디 출판사 들락 거리면서 책 나오자 마자 사는 거 봤나-_- 모르는 새에 지나갔지.
번역을 새로 해서 판을 새로 바꿨다던지 그런 수정도 아니고 단지 껍데기 바꾸고 널찍하게 편집해서 양늘리고 책값 올려 받는 행태에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적어도 시리즈 한번은 같은 형태로 쭉 나와야 되는거 아닌가?

+) 그래서 4권은 안 샀다 -_-

Posted by Q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