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입장에서 가장 고민되고 뒷얘기 많고, 팬들한테 결과론적인 성토를 듣는 것 중 하나가 투수  교체 타이밍이지 싶다.

지난 금요일 목요일 밤에 갑작스레 경하한테 연락와서 금요일에 이대진/봉중근이 맞붙는 기아 엘지전을 다녀왔더랬다. 마침 체육대회라 일찍 끝나 야구장에 안 늦고 갈 수 있었다. 올 시즌 처음으로 야구장에서 애국가 들은 듯. ^^;;

1회 그리고 3회에 볼넷 남발로 무너져도 진작에 무너졌어야 할 봉중근은 호수비와 기아타자 특히 현곤이의 삽질로 연명하더니 급기야 중반이후 호투(?)를 보여줬고.
반면 정말 잘던지던 이대진은 5회 드디어 팀 타선이 선취 득점을 뽑자 기다렸다는 듯이 5회말 2사에서 무너져버렸다.

전광판에서 보여준 김정민 할배의 안타 때 던진 공만 놓구 봤을 때 공 변화 각이 밋밋했다. 실투였겠거니 생각했지만, 3루 땅볼을 이현곤이 병살실패한 이후 이대형의 동점타 부터 시작한 연속 안타를 보면 그게 구위가 떨어진 시점이 다가온 반증이지 싶었다. 투구수가 채70개가 안 되었고, 알다시피 잠실구장 전광판 리플레이는 엘지 안타 장면 밖에 안 나와서( 그 공이 그날 첫 리플레이였다) 더 그렇게 느껴졌는지 모르겠지만, 1~4회를 완벽하게 막아냈던 모습과 너무 대조적이었다.

1-0 팀이 이기는 상황.
베테랑 투수. 5회말 2사에 스코어링 포지션의 주자.
슬라이더 각이 밋밋해졌고, 그렇다고 구위로 승부하는 투수가 아닌 기교파 투수.

내가 감독이라면 과연 바꿀 수 있었을까? 싶다.
김성근이나 선동열이었으면 바꿀 수도 있는 타이밍이다 싶은 생각이 경기를 반추해보면서 들긴 했지만. 투수 교체 타이밍이 매우 아쉽긴 했지만, (그 이닝 끝까지 이대진 책임지게 했고 그 덕에 4실점을 하며 경기 승부가 갈려버렸다.) 실점 전에는 못 바꾸더라도 동점 적시타 맞은 시점에서는 바꿔야 하지 않았을까? 아무리 잘 던지던 투수였다고 하더라도.
이대진 성격에 순순히 내려가려고 하지 않았을꺼고 불펜도 준비 되어 있지 않았다는 건 잘 안다만.

물론, 경기 결과 미리 안 보고 내가 과연 그 때 투수를 바꿨겠냐고 물으면 당연히 No.다. 과거 No.11의 이대진을 기억하는 팬으로써 절대 불가능했을 듯.
그리고 그래서 그 날의 결과가 더욱 아쉬웠는지도 모르겠다.

뭐 기아 불펜상황이 바꾼다고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겠다만.
그리고 바꿔서 맞았으면 나는 왜 바꿨냐고 성내는 팬이었겠지만. ㅎㅎ
Posted by Q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