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산책

斷想/雜談 : 2007. 2. 9. 13:21
날이 좀 풀리고 하니깐..
요새 2,30분 남짓 점심 산책을 하곤한다. 정말 산보수준의 속력으로 가볍게..

주로 등장하는 화제는 뻔하긴 하다.
뭐, 연구소 돌아가는 얘기나, 과제 새로 만드는 얘기, 또는 책 얘기-Elegant Universe나 우주의 구조 같은-, 물리 이야기-양자역학, 끈이론같은-가 가장 자주 화제에 오르긴 하지만... 가끔 요새 애들 교육문제-과외,학원-따위. 아, 아포칼립토 같은 영화 얘기도 화제에 오른 적이 있군.
그런데 간혹, 안 어울리게 엉뚱한 화제도 등장하곤 한다.

몇일 전에 새들 때문에


  翩翩黃鳥

  雌雄相依

  念我之獨

  誰其與歸


라는 유리왕의 황조가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L모 박사님이 자웅황조 어찌구... 하는 바람에.. ㅋ
"야, 신진 너 자웅화조라고 아냐?"
"그거 혹시 황조가 잘못 읊으신거 아니세요?" 
뭐 이런 식의 대화..

오늘은... 김춘수 시인의 꽃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 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결국...
얘기의 마무리는
이름 불러주기 전에 삶은 평탄했으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x되었더란다라는 슬픈 전설로 마무리되었다나 뭐래나.
Posted by Q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