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진

sports/baseball : 2007. 3. 29. 17:09
해태 타이거즈의 마지막 에이스.

기아선수 이대진은 잠실에서 이상훈에게 싹쓸이 역전 3루타를 기록한 것이 내 눈으로 목격한 현장의 마지막 기억이다.(이 때 기아였던거 맞지?)

오늘 화면으로나마 시범경기 중계를 통해서 기아 투수 이대진을 보게 되었다.
다시 마운드에 선발 투수로써 설 수 있다는 것에 감격의 눈물을 흘려야 되는 건지...
과거와는 너무 다른 모습에 안쓰러운 마음에 눈물이 앞을 가려야 하는 건지...

130 초중반대에 형성되는 직구.
주자 나가야 꽂히는 130대 후반의 직구.
예전 명성의 그런 파워풀한 직구도 아니고.. 슬슬 기어들어가는 기분.
엄청 높아진 변화구 구사 비율.(계현이 아저씨도 아니고...)

카운트 잡으려고 들어가는 코스 좋은 직구가 간단히 안타로 맞아 나가고..
직구 힘에 먹힌 타구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고...
욕심 안 부리고 가볍게 맞춰 나가도 되는 상황.
무너질듯 무너질듯 하면서도 무실점으로 견뎌냈지만.
(예전에 힘으로 찍어 누르다가 어어.. 하다가 점수 줄 때보다 경륜이 쌓인 모습은 보인다. 지나치게 쌓인거 같아... 문제지-_-)

솔직히 130중후반의 직구 구속이면 좋은 레파토리 구성할 수 있게 몇개 받쳐줄 변화구만 제대로 장착하고 있으면 굳이 제구력이 수준급이 아니더라도 우리나라에서 중간 이후 로테이션 선발로써 활약할 수 있다. 10승 언저리 정도도 가능하고 타선이 받쳐주고 운이 좋으면 15승도 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145씩 찍어대는 영건들이 너무 많이 늘긴 했다만 130후반에 다른 구질 몇개 좋은거 있다면 몇몇 타자 빼곤 제압 가능하다는 내 생각엔 변함이 없다)

아무리 그래도 말이지.
이.대.진.인데...
5이닝 간신히 막는 그저 그런 선발 투수라니...

슬라이더는 못 본거 같고, 커브 첸졉인거 같은데...
좋은 무기로 써먹을 만한 구질은 아닌 거 같고.
맘 먹고 던진 직구가 130후반대를 찍음에도 공이 가볍게 맞아 나가는 모습이..
예전만큼 묵직한 맛은 없는 거 같더라.

그래도...
그래도...
그래도 말야...
잠실 마운드에 올라서 선발투수로 1승 따는 모습 꼭 보고 싶다.
한 번 만이라도 더...
Posted by Q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