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윌리엄 맥닐의 저서.

읽은 지 좀 되었지만.. 이래저래 요새 정신없어서...

둘다 번역 제목은 조금 맘에 안든다.. -_-

우선 전염병의 세계사 부터..
원제는 전염병과 사람들 정도?
mainly 흑사병에 관한 얘기이지만... 열대 말라리아나 결핵, 천연두 등을 다루고 있다.

유럽패권 이전에서 유럽이 대항해 시대를 맞이하여 패권을 잡은 결정적인 계기가 중국과 중동 모두 해상에서의 힘의 공백이 발생했기 때문, 우연히 그 시기에 동시에 일어난 것이 아니라 바로 흑사병에 의한 인구 감소를 이유로 들었었다. 물론 송-원-명으로 이어지며 정화의 원정이후 쇄국으로 돌아선 중국 내부 정책 탓도 있지만, 그런 정책을 취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로 흑사병에 의한 인구감소를 들었다. 정책과 상관없이 이익이 난다면 불법으로라도 무역을 했을 것이기 때문(실제 과거에 그런 예가 많았고)이다.

역시나 여기서도 중요한 일례, 루터와 츠빙글리의 일례.
종교 개혁으로 생긴 프로테스탄트를 하나로 합치기 위해 둘이 모였으나 -성찬식을 비롯해 단 3가지 조항을 제외하고는 모두 합의를 봤었다고 알고 있다.- 둘이 급하게 회의를 그만두고 돌아간 이유가 발한병이라는 전염병이 그 지역에 번졌기 때문이라고.

흔히 우리 눈에 보이는 수탈자와 피수탈자, 지배자(도시 계급)과 생산자(농촌 계급)의 관계를 거시기생이라고 명명하고, 병원균과 숙주(인류)의 관계를 미시기생이라고 언급하며 두 기생의 균형관계에 따라 인구 성장이라는 결과 -인구성장이라는 결과는 많은 문명에서 엄청난 변화와 충격의 계기가 되곤 했다-를 이끌어 낸 다는 것이다.
미시기생의 역할이 세계사 곳곳에서 안 보이게 많은 역할을 했음을 강조하며 풀어나가는데, 주로 흑사병에 영향을 받은 서양사 위주로 였음이 아쉽고, 실제 미시기생이 가장 치명적인 역할을 했던 극명한 예가 유럽의 신대륙 정복(원주민 인구가 100년 새에 1/10이 되었다니-_-)과, 아프리카 내륙을 비롯한 열대 지역의 유럽지배를 방해한 말라리아(결국 키니네의 발견,발명으로 해결되지만) 등의 잘 알려진 예였다. 중국의 왕조 교체 -주로 이민족/한족 왕조간의 교체-의 경우에도 잘 엮으면 전염병 탓이 꽤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원-명 교체기- 그 급격한 인구 감소로 보아-에는 흑사병의 영향이 암암리에 분명히 존재했으리라. 역병이 황제의 부덕함의 소치라고 여겨졌던 동양사회라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재밌는 관점에서 서양사를 죽 훑어졌고, 1000년 이상 앞서가던 동양-전제군주, 중앙집권 정부의 출현이라는 면에서 동양은 서양에 엄청나게 앞선다-이 서양에게 추월당하게 된 데에는 미시기생이 아니라 거시기생의 패턴차이에 기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했다.

물론 그 얘기는 전쟁의 세계사에서 보다 잘 다뤄진다만.. 서양 발전의 원동력은 중앙집권형 정부의 출현을 위한 계속되는 내적 외적 갈등과 그 갈등 해결을 위한 몸부림이었던 반면, 동양은 기원전 200년 경 진/한 왕조가 출현하면서 -유교 사사의 영향도 크다- 서양이 17세기에나 이루웠던 정부 형태의 초기적인 모습을 갖추어 나간다. 그 과정에서 제도의 미세한 최적화 과정만을 거쳤기에 서양과 같은 발전의 원동력이 될 만한 거시기생의 갈등이 발생하지 않았던 듯하다. 또한 비슷비슷한 국력을 가진 여러나라의 흥망성쇠가 서로 뒤엉켜 발전한 서양과 달리 동양은 중국이라는 거대한 나라 -실제 중국의 분열기가 한국,일본,몽골고원의 유목민들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시기와 일치하지 않을까?(사견이다만)- 중심으로 돌아갔기에 서로 경쟁을 거칠 일이 드물었다는 것. 중국 중심의 중화사상에 의한 지나친 평화(팍스 차이나?)가 발전의 걸림돌이지 싶다.

그리고 전쟁의 세계사.
제목 참 아햏햏하다-_-
원제 직역하면 국력의 추구 정도?

국가간의 전쟁에서 국가라는 집단이 생존하기 위해 전쟁의 산업화가 이루어지고, -그 기반은 물론 민간에서 시작된 산업혁명과 과학기술의 혁명이었지만- positive feedback에 의해 엄청난 전쟁 기술의 산업화가 이루어졌다는게 주 줄거리다. 물론 눈에 띄게, 눈부실만한 결과는 17세기 나폴레옹 전쟁에서 시작되어 20세기 두 세계대전을 맞이하기 까지 정도인 듯하다만.
그 앞의 역사를 앞서 살펴본 거시기생의 일부로써 전쟁, 군대를 강화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가 민간에, 세계사에 얼마나 크게 발전을 위한 원동력으로 작용했는지 보여줬다.

지하철에서 이 책 보고 있는데, 왠 중학생이 만화책이냐고 물어봐서 참 당황했다는;;;



Posted by Q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