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이디어.
그리고 누가 그걸 먼저 했느냐.

어제 오후 세미나 끝나고 카이스트 최교수님과 다음 과제를 위한 미팅.

정말 제대로 OTL 좌절 했다.

분명 6개월 전 쯤, 지난 봄에 한 달까진 아니어도 두어주 이상 나도 붙잡고 생각해봤던 토픽이었다. "Si on Diamond"[SOD]
그리고 그 때 난 drop을 결정했다.

정병기 박사님이나 이수연 박사님도 반도체 쪽 일 하시지만 이쪽엔 별 관심이 없으셨던 것 같고, 기관고유과제 회의엔 참석하지 않으시니깐. 반도체 쪽 application에 관해서는 내 의견을 잘 반영해 주시기에 그대로 그렇게 결정했다.

이유는 크게 3가지
1. 다이아몬드와 Si 계면에서의 defect control 문제. 해봐야 알겠지만, SiC형성되고 그러기에 불가능해보였다.

2. 다이아몬드 위에 epi Si을 키우는 문제. Wafer bonding과 같은 방법으로 해결책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만, 경험이 없는 입장에서는 쉽게 간과할 수만은 없었다.

3. 결정적으로 nano crystalline diamond[NCD] 박막의 열전도율이 결정립계에 의한 산란으로 다이아몬드에 비해서 너무 형편없이 떨어지는 것으로 측정되었다.
1,2에 대해서 고민하던 차에 3번 측정 결과가 나와서 더 이상 생각할 것 없이 drop.
그 당시 SOI에 비해 SOD의 가장 내세울 수 있는 장점이 다이아몬드의 우수한 열전도율이었기에 그 장점이 사라진 마당에 파급 효과가 미비할 테니. 앞의 2가지 문제 극복해도 별로 관심 끌만할 꺼 같지 않아서.

그런데 어제 최교수님의 해야 되는 이유 3가지

1. SOI의 문제점인 SiO2의 열악한 열 전도율.
우리가 하는 NCD가 아무리 나빠도 그래도 diamond. SiO2보단 좋다는 것.

2. 박막 증착시 스트레스는 오히려 strained Si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장점이 될 수 있다.

3. 다이아몬드와 Si 계면의 defect는 charge trap flash memory로 활용 가능할 수 있다.

그리고 굳이 epi에 집착하지 말고 poly-Si로 해보자. 떨어지는 전하 이동도는 strained Si가 되니깐 그걸로 상쇄 시켜 보자.
는 것이 요지였다.

우리 팀 박사님들이야 모르는 것 있어서 질문하지만, 나는 그래도 반도체 하는 랩에서 2년 굴렀기에 못 알아 듣는 거 하나도 없어다는 것. 나는 왜 저런 생각을 못 해냈을까.
전자과라 시각이 조금 다르긴 했겠지만, 친구 말마따라 대학원생 시켜서 안 되면 말고란 생각으로 임하는 교수와 악착같이 실험해야 되는 입장의 차이 등등 원인이야 여러가지 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왜 이런 생각 먼저 못 해냈는 가에 대한 자괴감이...

더불어, 어쩌면 병특 끝나자마자 이 바닥 떠버리는게 나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해봤다.

결국 어제는 좌절감 가득 안고 퇴근...

이런 땐 그냥 내편이 되어줄 사람이 필요한데...
The Corrs 의 At your side가 왜 이리 와 닿던지 ㅋㅋ



Posted by Q1